CCR, 신용카드 요금지원 마케팅…게임업계 "게임산업 이미지 훼손" 맹비난

최근 게임중독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상황에서 일부 온라인게임업체가 무리한 현금마케팅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몇몇 게임업체는 '노이즈마케팅' 일환으로 이 같은 행사를 고의적으로 펼쳐 게임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나날이 성장하는 게임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업체 CCR은 오는 31일부터 한달간 'RF신용지원제'란 이벤트를 실시한다. RF신용지원제는 CCR의 온라인게임 'RF온라인'에서 추첨을 통해 신용카드 요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이벤트다. CCR은 매주 4명씩 이벤트 당첨자를 선발, 1명당 60만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이벤트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RF신용지원제는 현금을 '미끼'로 지나치게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임중독을 부추긴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CCR 측은 "이용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자 이 같은 이벤트를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사행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CCR은 과거에도 비슷한 마케팅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족장월급제'라는 이벤트였다. 2008년 첫선을 보인 'RF온라인'의 족장월급제는 투표를 통해 선출된 '족장'에게 매월 최대 380만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당시 족장월급제는 불법프로그램 양산과 게임중독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 지난해 '청소년이용불가'로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이처럼 현금과 대규모 경품을 내걸고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연봉 1억 꿈의 직업에 도전하라'는 내용의 이벤트를 진행한 이야소프트의 '아이리스온라인'도 그중 하나다. 이야소프트는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1명에게 연봉 1억원을 지급하고 홍보팀 계약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홍보했지만 지나치게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1억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1채를 경품으로 내건 써니파크의 '룬즈오브매직'도 마찬가지다. 써니파크는 파격적인 이벤트로 관심을 끌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 이벤트를 철회했다. 역시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이유였다. 써니파크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자진철회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업체들이 무리한 현금 및 경품이벤트를 펼치는 이유는 짧은시간 안에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 입장에서는 비판적인 여론이 조성되는 것 자체가 홍보가 된다는 판단이다.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인 셈이다. 또 게임법상 이벤트와 관련된 제한이 없어 현금마케팅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온라인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게임산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제살 깎아먹는 행위'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일 '게임과몰입 방지대책'까지 발표해 게임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일부 게임업체의 현금마케팅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현금마케팅이 온라인게임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행성과 과몰입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온라인게임의 상황을 봤을 때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