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에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불법 게임장들은 도심 주택가는 물론이고 농어촌 외곽지역 인적이 드믄 곳까지 파고들며 음성 위장영업을 일삼고 있다.

그 수법 또한 갈수록 지능적이고 은밀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주민 신고 등 첩보와 수사력을 보다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서부경찰서 단속반은 지난 25일 한림읍 소재 불법 사행성 게임장 3곳을 급습해 게임기 77대, 현금 454만원, 영업장부 등을 압수했다.

이들은 창고를 개조하거나 청소년 게임장인 것처럼 위장하고 CCTV와 리모컨으로 손님들을 선별해 받아들였다. 특히 내부에는 30~50대 남성들이 두 눈에 핏발이 선채 ‘쩐과의 전쟁’에 몰두해 있었다고 한다. 이들 불법 게임장은 도박장에 다름 아니다.

새삼 떠올리기조차 싫지만, 4년 전 전국을 도박의 광풍으로 몰고 갔던 사행성 게임 ‘바다 이야기’는 또 다른 ‘도박의 늪’으로 우리 곁을 파고들면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불경기 장기화가 되고 취업난 등으로 실의가 깊다지만 사행산업이 성행하고 있음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사행성 게임은 요행과 한탕주의를 부추긴다. 따라서 이런 도박의 도취는 애써 모은 재산을 날리고 결국엔 자신의 인생은 물론 가정 파탄의 나락으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악영향이다. 이는 곧 미풍양속의 제주사회에 기층파괴라는 위험성으로까지 확산될 위험성을 내포한다.

당국이 불법 게임장을 뿌리 뽑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들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도박에 대한 수요가 많고 수익 또한 엄청나기 때문에 불법 게임장 업주들은 구속을 각오하며 영업에 나선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한탕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지나칠수록 성실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보통사람들을 초라하게 한다. 이로 인해 지역공동체는 점점 건강성을 잃어간다.

따라서 불법에 대한 당국의 철퇴도 중요하지만 인성개혁과 도덕성 회복을 위한 도민운동이 절실하다. 이 운동은 가정과 이웃에서 출발, 지역 공동체로 확산시켜나가야 한다.